21일 22일 낙동강 습지사업단에서 주최한 우포늪 책임 생태관광을 다녀왔다.
우포늪, 책임, 생태관광 모두가 나에게 너무 생소한 단어들이다. 비록 습지사업단에서 일하지만 사진으로 사람들 지나치는 대화 중 케익 조각 주위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 먹듯이 주섬주섬 주어 들었을 뿐이다. 책임 생태탐방이라는 것도 문자적 정의만 겨우 정리 되었을 뿐.. 부끄럽게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지도 않았다.
그런 나에게 이번 여행은 학습장이었고, 습지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경험이었다. 6천년의 원시성을 가진 한국 최고의 원시습지가 낙동강 일대에 있는 우포늪이다. 작년 람사르 총회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탔다고 하지만 지형적으로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의 떼가 많이 묻지 않았다고 한다.
초록의 생명력을 품은 우포늪은 무지하고 세상의 계산법으로 머리가 가득 찬 나를 소리없이 안아주었다. 바람으로 새소리와 개구리의 울음으로 창포의 향기로 햇살에 반짝이는 연두빛 나뭇잎으로 나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바람은 리듬을 타고, 내마음에 자연과의 소통의 통로를 깨끗이 청소해준다.
그 때 생태가이드셨던 이인식 의장님을 따라 30명에 가까운 사랃들이 눈을 감은채 가만히 자연의 소리를 들었다. 바로 이 곳에 인간 외에 무엇이 있는지를 느껴보자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새소리와 벌소리와 바람소리와 ....습지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의 얘기로 우포늪에 대한 혹은 어떤 새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스스로가 이 곳에, 내 주위에, 이 환경속에 나 말고 무엇이 또 살아 호흡하고 있는가를
느끼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여름에 최대 지름 2m 20cm 까지 자라는 가시연꽃새의 생존의 지혜는 가히 놀라왔다.
뿌리는 늪 바닥에 박혀있고 가시로 된 줄기가 물속에 잎을 지지하고 커다란 크기의 잎 양면은 가시로 되어 있어 적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또 나름의 아름다움으로 보라색 꽃들을 피우는 가시연꽃새..
이건 정보다. 하지만 이 가시연꽃새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아니면 적어도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똑같이 아~아름답다. 아니면 소중한 거구나 라고 똑같이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 이 습지와 생물을 단순한 카메라 렌즈의 피사체로만 보지 말자는 것이다. 단순한 주변 환경, 언제든 개발이 가능한 땅이라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든 개체에 감동을 받고 좋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습지에서 하나의 생명체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그의 친척과 그의 먹이와 그의 터 등 다른 생명체도 조금씩 알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알아가고 사랑하고 보전해가면 이것이 주인 생태관광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꾸준히 사랑받고 존중받는 우포늪이 되길 바라며~^^
여름에 꼭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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